한달새 0→1049가구…'미분양 청정지역' 실종

입력 2022-12-19 17:39   수정 2022-12-20 00:45


강원 원주시, 경기 의왕시 등 ‘미분양 청정 지역’으로 꼽히던 지역에서 수개월 새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혁신도시 개발, 교통망 확충 등 호재로 지난해 다른 지역보다 큰 폭으로 뛰었던 집값이 금리 인상 여파로 올 하반기 급락세로 돌아서자 주택 매수자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주택시장 호황기에 대거 착공한 주택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확산하는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원주 ‘미분양 청정 지역’ 벗어나나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원주시 미분양 주택은 1049가구로 집계됐다. 작년 9월 이후 올 9월까지 ‘미분양 제로(0)’를 유지해 오다가 한 달 만에 1000가구 넘는 미분양이 발생했다.

원주시에선 올 들어 6개 아파트 단지, 총 4708가구가 일반에 분양됐다. 이 중 8월, 9월 각각 입주자를 모집한 원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원주’(952가구)와 관설동 ‘힐스테이트 원주 레스티지’(975가구)에서 1049가구가 미계약됐다. 두 단지 총 분양 물량(1927가구)의 54%가 넘는 규모다. 관설동 A공인 관계자는 “가뜩이나 집을 사려는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비싸 청약자들로부터 외면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주 혁신도시(반곡동) 옆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원주 레스티지 전용면적 84㎡의 일반분양 가격은 4억6630만원으로, 지난 5월 분양한 인근 ‘초혁신도시 반도유보라 마크브릿지’ 전용 84㎡ 분양가(3억8130만원)보다 8000여만원 높다. 이달 26일부터 계약을 진행하는 반곡동 ‘원주 롯데캐슬 시그니처’(922가구) 역시 일부 타입이 2순위 청약에서도 미달돼 ‘완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주시는 혁신도시 조성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으로 개발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집값 상승률이 10.06%에 달했다. 속초시(17.34%), 강릉시(14.35%) 등과 함께 강원지역에서 집값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초혁신도시 반도유보라 마크브릿지가 1순위 청약에서 28.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 인기도 높았다.

하지만 올 들어선 외지인 유입이 꾸준한 속초시(4.32%), 강릉시(4.45%)와 달리 집값이 하락(-2.26%)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아파트 1720가구가 입주한 원주시에선 내년부터 3년간 연평균 2513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작년 상승률 1위 의왕도 미분양 급증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개통 호재로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 1위(38.56%)를 기록한 의왕시에서도 미분양 공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20년 5월 이후 2년 반 동안 미분양 주택이 한 채도 없었지만, 지난 10월에 499가구로 급증했다. 9월 말 당첨자를 발표한 내손동 ‘인덕원 자이 SK 뷰’(899가구)의 계약률이 40%를 밑돈 영향이다. 이 단지는 미계약 물량 소진을 위해 10월에도 무순위 청약(일명 ‘줍줍’)을 받았지만, 508가구 모집에 단 6명만 신청했다. 박합수 건국대 겸임교수는 “GTX 호재가 지나치게 선반영되면서 과열 양상을 띠었던 만큼 집값 하락장에서 낙폭이 더욱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의왕시 아파트값은 12.58% 떨어져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현대중공업 조선소 재가동, 새만금 개발 등 호재로 2년 가까이 한 자릿수에 머물던 전북 군산시 미분양 주택도 조촌동 ‘군산 경남아너스빌 디오션’ 등의 계약률 저조로 10월 670가구로 급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미분양 물량이 없지만 대규모 공급이 예정된 경기 수원시, 과천시, 파주시 등도 더 이상 ‘미분양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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